이 장면을 기억하십니까?
지금으로 꼭 3년 전, 그리고 오전 9시 29분,
전쟁과 분단의 상징,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만났습니다.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역사적인 악수를 나눈 두 정상은 예정에 없던 깜짝 이벤트도 연출했습니다.
기념 촬영을 하던 중 김 위원장이 먼저 남측으로 넘어왔고, 곧이어 두 정상이 함께 군사분계선을 다시 넘어간 겁니다.
예정에도 없던 이 장면의 뒷이야기는 머지않아 알려졌죠,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느냐"라는 문 대통령의 말에 김 위원장이 즉석에서 지금 넘어가 보자며 깜짝 제안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장면은 달라진 한반도의 상황, 이른바 한반도의 봄을 알리는 서막이었습니다.
11년 만에 다시 열린 남북 정상 회담, 특히 판문점에 열린 첫 회담,
당연히 두 정상의 일거수일투족엔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습니다.
특히 지금 보시는 도보 다리에서의 산책은 오랫동안 회자됐습니다.
두 정상은 파격적으로 수행원을 물리고 30여 분 동안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들리는 건 오직 새소리와 바람 소리뿐이었습니다.
이렇게 역사적인 판문점 공동 선언이 탄생했습니다.
이후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일정 막판에 합류하면서 정상회담에 완성도를 더했습니다.
이후 한반도 정세는 그야말로 숨 가쁘게 흘러갔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은 두 차례 더 열렸고 6월엔 드디어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마주앉았습니다.
지구 상 마지막 냉전 지대인 한반도에 돌이킬 수 없는 물결이 시작됐다는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감동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이듬해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은 기대와 달리 빈손으로 끝났습니다.
대북제재 해제, 비핵화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건데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 없이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남북 대화의 동력도 힘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이렇다 할 진전 없이 오늘 판문점 선언 3주년이 됐습니다.
1, 2주년 때 열렸던 정부 공식행사도 올해는 열리지 않습니다.
민간차원의 행사만 열릴 뿐입니다.
코로나19라는 표면적인 이유도 있지만 경색된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반영하는 아쉬운 모습이기도 합니다.
한반도에 다시 봄이 찾아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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